이 칼럼은 번아웃이 오는 것을 넘어. 주기적으로 오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지 다룬다. 18살 때부터 12년째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칼럼니스트 자신의 번아웃, 마찬가지로 이미 번아웃의 주기를 예상하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와 함께 번아웃 연구자의 번아웃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말미에는 번아웃 연구자의 꽤나 뻔한 결론이 나와서 실망스럽다.
사실 ’번아웃’을 얘기 하는 것 자체가 살짝 지겹다. 번아웃을 다루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너무 많았음에도 번아웃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사회적 노력이나 진전이 딱히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칼럼이다.
바쁜 시기, 탈진, 회복의 순환이 이제 예측 가능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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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은 그 후로도 주기적으로 다시 나타났어요. 보통은 그저 바쁜 시기라고 생각하며 "해내는 것만이 탈출구다" 같은 구호로 스스로를 다그쳤죠. 그러나 2020년 말, 끊임없는 일로 몇 달을 거의 밤낮으로 일하다가, 어느 날 컴퓨터 앞에서 문장을 쓰던 중 갑자기 무너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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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번아웃을 경험한 지 12년이 지났는데, 이제 이 주기는 거의 예측 가능할 정도로 음울해 보입니다. 제 많은 친구들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힘든 시기를 회복 중이거나, 다음 번아웃의 직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한 친구는 예정된 승진에 대해 우울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아마 한 번 더 번아웃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아." … 이 지치는 주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요원한 걸까요?
이 칼럼은 단순히 번아웃이 올 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떤 시기에는 아주 의욕적이고 바쁘게 지내다가, 급격히 안 좋은 상태가 되어 회복에 집중한다. 그리고 다시 또 바쁘거나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는 시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이제 대충 끝났겠지? 혹은 이제 다시 털어내고 다음 주기로 가듯이 말이다. 보통 바쁜 시기에 한 번씩 ‘이러다가 번아웃을 극복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안다. 왜냐면 다시 번아웃 시즌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한계
칼럼을 통해 나만 이런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계속 올 것이다. 이 반복되는 주기, 즉 한 번 오는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드디어 조금 새로운 해법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결국 개인으로 회귀하는 내용(’감성 지능을 발전시키면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지식을 키우고 자신의 반응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면 소진을 방지하고 스트레스의 악순환을 짧게 줄일 수 있습니다.’)이라 아쉽다.
물론 근본 원인은 조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긴 한다.
많은 직업에서 번아웃이 성공의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신념이 있습니다. 위엔스는 때때로 자정까지 컨설팅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와인을 마시며 일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녀는 점점 뜨거워지는 물속의 비유적인 개구리처럼 자신을 돌아보며, "내 조직은 기꺼이, 기쁘게 나 같은 사람들을 이용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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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엔스는 때때로 어떤 정도의 자각도 번아웃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근본 원인은 직장 자체입니다. "당신을 아프게 하는 그 장소에서 치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의 해결 방법은 나 스스로 일과 가치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위엔스의 연구에 따르면, 하는 일과 자신의 가치를 일치시키는 것이 번아웃을 막는 핵심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해 일하거나 열정을 따르거나 시간을 내어 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 작은 방식으로라도 이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 그리고 당신이 잘하는 일 사이의 교차점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생각해 볼 만한 것은
일의 국면이 달라질 때마다 늘 나의 가치와 하는 일을 연결하는 작업을 성실히 해왔다. 하지만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 냈다고 해도 그 가치에 대한 평가를 외부에서 찾는다면 번아웃 주기는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럴듯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방법론보다 한 문장으로 아주 짧게 다뤄진 원인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위엔스 자신도 성취에 대한 불안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는 경향을 만든 이유를 밝히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심층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반복되는 번아웃의 주기 중에서도 꽤 깊은 골짜기에 빠져있는 요즘이다. 최근 성취에 대한 불안이 확 높아지거나 관련된 사람들을 기쁘게 하거나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있었다. 나를 가장 괴롭게 하며 골짜기로 밀어넣었던 다른 많은 순간도 비슷했던 것 같다. 성취는 곧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만족에서 온다는 점에서 두 가지는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어려운 점은,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란 사실 좋은 마음에 가깝지 않냐는 것이다. 이것이 나를 훌륭한 학생으로, 동료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믿기란 쉽다. 하지만 이 좋은 마음이 어느 순간 나를 무너트리기도 한다는 모순을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나를 기쁘게 하는, 결과와 평가에 불안해하지 않는 일의 과정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을 던지니 갑자기 처음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